Artist 02 - Shin Young Hun

Artist 02 신 영 훈 Shin Young Hun
사도 집결도

던전앤파이터 세계관을 이끌어가는 12명의 사도들을 한데 모아 한지에 수묵 채색으로 담았고, 이를 12폭 병풍으로 옮겨 보았습니다.

Q. 안녕하세요, 작가님! 인사와 자기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수묵의 현대화를 연구하고 작업하는 동양화가 신영훈입니다. 이번 던전앤파이터 아트콜라보로 인사드리게 됐습니다. 반갑습니다.

Q. 이번 작품에 대해 간단히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번에 제가 준비한 작품은 ‘사도 집결도’입니다. 던전앤파이터 세계관을 이끌어가는 12명의 사도들을 한데 모아 한지에 수묵 채색으로 담았고, 이를 12폭 병풍으로 옮겨 보았습니다.

Q. 열 두명의 사도가 하나의 병풍 안에서 조화를 이루는 지점이 독특합니다. 작품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각각의 사도가 외형적 특징이나 색상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그냥 그려서는 상당히 산만해 질 수 있거든요. ‘집결’보다는 ‘오합지졸’ 느낌이랄까요? 그래서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지는 하나의 배경으로 그들을 묶었습니다. 한 장소에 있는 것처럼요. 마치 파노라마처럼, 원근에 강약을 줘서 멀리서 보면 리듬감이 느끼실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 가까이서 보더라도 각 사도들의 특색들이 느껴지도록 디테일한 표현에도 많이 공을 들였습니다.

Q. 작업하기에 앞서 중요하게 생각했던 포인트가 있었다면?

전통스럽지만 전통스럽지 않게 보였으면 하는게 제 목표 였습니다. 동양화처럼 보이지만 동양화로 이런 작품이 나올 수 있구나를 보여 주고 싶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작품의 표현법도 그렇지만 병풍의 디자인에도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보통의 병풍그림은 폭이 좁고 기다란 형태인데 사도들의 특색과 스케일감을 위해 한 폭의 폭을 넓게 잡고 전체적인 사이즈를 키웠습니다. 병풍의 전체적인 색감도 신경을 많이 썼구요.

Q. 어떤 사도부터 작업에 들어가셨나요?

이런 캐릭터가 나열되는 그림은 중심이 되는 또는 구심점이 되는 캐릭터가 필요합니다. 아이돌 그룹에 센터 멤버가 정해져 있는 것처럼요. 그런 의미에서 ‘가장 강력한 사도’라는 설정이 있는 숙명의 카인을 가운데 배치하고 첫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Q. 특별히 고민이 많이 필요했던 사도가 있나요?

힐더와 미카엘라를 그리는데 특히 힘들었습니다. 대부분의 캐릭터들이 인간의 외형이 아닌 반면 이 둘은 미남, 미녀의 얼굴에 전형적인 에니메이션 또는 게임 일러스트의 캐릭터의 모습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게임 캐릭터화된 인간형의 모습을 현실적이면서 회화적인 스타일로 전환시키는게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렇기에 이 둘은 스케치나 채색도 시간이 상당히 걸렸습니다.

Q. 반대로 그리는데 재미가 있었다거나, 가장 기억에 남는 사도가 있다면?

재미라기보다는 수묵 특유의 시원한 필을 그을 수 있는 캐릭터들이 그리기는 수월했던 것 같습니다. 보통 캐릭터의 선이 굵거나 동작이 크면 모필의 운용이 좀 더 자유롭고 편할 수 있죠. 카시야스가 기억에 남는데 병풍 디자인에 관해 의논하러 갔을 때 샘플그림을 즉석에서 10분 정도 그린적이 있는데 카시야스란 캐릭터가 수묵표현에 상당히 어울려 재밌게 드로잉 했던 것 같아요.

Q. 사도 순서나 배치에는 어떤 의도가 있나요?

전체 12폭으로 짝수라서 중앙에 가장 2명을 최강자 둘을 가장 가깝게 배치해서 중심을 잡았고요. 맨 끝에는 가장 크기가 큰 사도들을 배치해서 전체적인 안정감으로 주도록 했습니다.

Q. 오즈마와 미카엘라를 붙여놓으셨는데, 여기에도 의도가 있나요?

제가 던전앤파이터를 직접 플레이해 본건 아니라서... 작업하기 전에 여기저기 좀 찾아도 보고 취재를 했었어요. 그러던 중에 던파를 했던 제자가 있는데, 이 둘이 특별한 라이벌? 앙숙? 관계라고 하더라고요. 천사와 악마 같은? 그래서 둘의 붙여서 그 관계를 좀 표현해봤고… 미카엘라는 얼굴이 가장 포인트라고 생각해서 가깝고 크게 보이도록 잡았습니다. 그 옆으로 미카엘라를 노려보는 오즈마를 위협적으로 그리고, 그런 오즈마를 미카엘라가 의식하고 있다는걸 시선으로 표현해봤습니다.

Q. 이번 아트던展 프로젝트에 참여하신 소감은?

화가로 살면서 느끼기에 미술, 특히 순수미술이란 것이 대중들에게 너무나 멀리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해왔어요. 그래서 나름 여러 콜라보를 통해 대중들이 미술에 쉽게 다가오실 수 있도록 노력을 해왔습니다. 이번 작업도 마찬가지구요. 특히 이번작업은 압도적인 규모의 그림크기와 또한 그것을 병풍으로 제작을 하니 저에게 특별하고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

Q. 마지막으로 던전앤파이터 모험가(유저) 여러분에게 한 마디.

던전앤파이터 15주년 축하드립니다. 예술 작품은 시간이 지날수록 빛이 바라는 것이 아니라 더 빛을 발한다고 하는데요. 던전앤파이터도 시간이 지날수록 빛이 나는, 언제나 재미있고 쾌감 넘치는 게임이 되길 바랍니다. 던전앤파이터 15주년을 맞이하여 준비된 여러 작품들을 감상해 주시고 던전앤파이터 오래오래 즐겨주시길 바랍니다.

신영훈

성균관대학교에서 미술학을 전공하고, 동 대학원 석사, 그리고 동국대학교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그리고 서울, 뉴욕, 상해 등에서 16회의 개인전과 150여회의 단체전, 수많은 대중매체와의 콜라보를 통해 대중성과 예술성을 구현해 나가고 있다. 전통적 재료인 먹으로 틀에 갇혀 있지 않은 수묵화를 표현하는 신영훈 작가. 영화 '해적' 포스터, TV 예능 '무한도전'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서도 접할 수 있었던 그의 작품들은 수묵화가 우리에게 더욱 친근하게 다가올 수 있게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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