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동안의 던파 스토리를 15가지 사건으로 압축해 구성해봤고 저만의 스타일로 그려봤습니다.
15년 동안의 던파 스토리를 15가지 사건으로 압축해 구성해봤고 저만의 스타일로 그려봤습니다.
“역병을 막기 위해, 사도 디레지에를 쓰러트려야 한다.”
사도 디레지에를 저지하기 위해 힘을 합쳐 맞서 싸운다.
“혼란스럽군요, 제 악행을 어찌 속죄할 수 있을지…”
사건의 흑막이 드러나고, 괴로워하는 아이리스에게 속죄를 권하다.
“대 예언자라 하더라도, 운명을 바꿀 순 없습니다.”
빛과 어둠의 군주인 사도 루크는 천천히 연기가 되어 소멸한다.
안녕하세요. 김정기입니다. 처음 만화가로 시작하여 영화, 광고그림, 웹툰, 삽화, 일러스트 등 그림으로 할 수 있는 웬만한 일들을 해왔습니다. 그러다가 2011년 유튜브에 업로드한 라이브 드로잉 영상으로 인하여 현재는 “라이브 드로잉” 퍼포먼스 작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현대미술과 상업미술 걸쳐서 전반적으로 작품을 하고 있습니다.
매번 게임 관련 일을 할 때 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시간과 공이 더 들어갑니다. 사실 전 게임을 즐기지는 않지만 ‘던파’라는 게임은 워낙 유명해서 알고 있었고, 실제로 작업 과정에서 눈에 익은 캐릭터들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완벽한 작품을 위해서는 더 많은 자료의 수집이 필요했고 그것에 대해 이해가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주위 사람 중에 ‘던파’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제자의 도움을 받아서 콘티와 작업에 임했습니다.
수많은 캐릭터, 몬스터와 스토리가 흥미로웠습니다. 캐릭터들간의 상호 관계가 많고 복잡하긴 했지만, 그래도 작업하면서 들여다보니 재미있었습니다.
모든 드로잉 작품은 시작이 가장 힘듭니다. 이번에도 역시 처음 시작이었던 세리아와 모험가가 만나는 씬이 힘들었습니다. 이후에는 금방 작업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평소에는 생각나는 이미지를 자유롭게 화면에 담는 작업을 했습니다. 그리고자 하는 주제에 맞게 그냥 떠오른 이미지를 빠르게 구성해 나가는 게 제 작업 방식이었습니다. 내용을 떠나서 이렇게 캐릭터와 배경들이 정해져 있으면, 그것에 대해 정확하고 알맞게 그려야 한다는 것이 힘든 부분이었습니다. 평소보다 속도감도 떨어졌습니다.
모든 사건이 인상적이었지만 그 중에 ‘아간조와 록시의 재회’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실제 게임에서도 유저들에게 와 닿았던 비극적인 포인트인 만큼… 인물들의 감정이 느껴질 수 있는 구도를 꽤나 오랫동안 고심했습니다.
던파가 15주년이나 됐다는 것에 우선 놀랐습니다. 요즘처럼 빨리 빨리 소비되는 세상에서 15년 동안이나 한 게임을 유지하고 유저의 곁에 있다는게 대단하고, 이런 ‘던파’와 콜라보를 할 수 있어서 저 또한 영광이었습니다.
저도 그림을 40년 정도 그려왔습니다. 무엇이든 10년, 15년 지속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15년이나 서비스를 지속한 네오플도 대단하지만 이 모든게 꾸준히 사랑해주고 즐겨준 모험가 여러분들 덕이 아닐까 싶네요. 제가 게임을 즐기는 유저(모험가)는 아니지만 늘 지켜봐오던 게임이라서 20주년, 30주년에도 다시 한 번 같이 작업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1975년생인 김정기 작가는 2001년 K사의 잡지 연재를 시작으로,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삽화, 숭례문 복구기념 드로잉쇼, 샌디에이고 코믹콘, 영화 기생충 광고 등 20여년간 꾸준히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크리에티브 스튜디오 ‘superani’에서는 메인 작가를 맡고 있으며, 2011년 유튜브에 업로드한 한 영상을 계기로 ‘라이브 드로잉 퍼포먼스’ 작가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